한국산학경영연구소 [EBS 가축 (녹화물)]

EBS 다큐 프라임

인류문명의 동반자, 가축!

약 2만 년 전 빙하기 시대를 잘 나타낸 라스코 동굴 벽화를 살펴보면, 달리는 야생마와 사나운 들소는 인간과 대결을 벌여온 강력한 상대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수천 년 뒤, 야생 동물이 인간의 집으로 찾아오게 되고 인간은 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이며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인간과 가축 사이의 관계를 상호의존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인간과 가축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는 가축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1. 위대한 동행

서로 이익을 주고받은 인간과 가축!

약 13,000년 전 이스라엘의 주거지에서 주인과 개가 나란히 묻혀 있는 무덤이 발견된 이후, 개는 늘 인간의 곁에 함께 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발견되었다. 최초의 가축이 된 개의 조상은 늑대. 그렇다면 어떤 동물보다 야생성이 강한 늑대는 어떻게 인간을 가장 잘 따르는 동물이 되었을까? 에티오피아 하라르에서 하이에나의 공격을 피하고자 조금씩 먹이를 줬다는 사례는 늑대가 인간에게 다가와 개로 길들여진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1960년대 러시아의 유전학자 드미트리 벨라예프가 시작한 [여우들을 번식시키는 과정을 통해 늑대가 개로 길들여지는 과정을 재현하고자 하는 실험]은 가축화가 된 동물과 그렇지 못한 동물의 차이를 보여준다. 동물이 가축화되는 동안 인간은 문명을 이루었고, 가축이 된 동물은 안정적으로 먹이를 공급받을 뿐만 아니라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특별한 혜택을 주고받으며 서서히 서로를 길들여온 인간과 가축의 바람직한 관계를 살펴본다.

2. 사치스러운 음식, 젖과 고기

인간의 첫 번째 욕망이 된 고기!

고기를 얻고 우유를 얻기 위한 것, 인간이 가축과 함께 사는 첫 번째 이유다. 러시아 툰드라의 유목민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순록으로부터 얻은 털과 가죽,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축은 인간에게 욕망을 넘어 삶 전부가 되어주기도 한다. 인도네시아 와메나 지역은 평소 돼지 도축을 할 수 없지만, 마을전통 축제 때 유일한 가축인 돼지를 도축하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장식한다. 고기는 인간이 지닌 첫 번째 욕망이지만, 인간은 주어진 자연조건이나 공동체의 질서에 따라 끊임없이 그 욕망을 통제하기도 했다. 세계각지에서 인간이 가축을 기르고 먹거리를 얻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보고, 먹을 수 있는 고기와 먹을 수 없는 고기를 엄격하게 구별하여 그 금기를 오랫동안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더불어 가축과 인간이 서로 교감하고 함께 살아온 과정을 통해 젖과 고기를 얻는 과정이 절대 단순하지 않았음을 살펴본다.

3. 일하는 가축, 일하는 인간

인간의 두 번째 욕망이 된 노동력!

건조하고 척박한 땅인 에티오피아 다나킬 소금사막에서 짐을 운반하는 낙타, 건조한 환경인 에티오피아 마르코에서 사탕수수나 땔감 등을 나르는 당나귀, 겨울보다 더 혹독한 몽골 고비 사막에서 모래바람과 맞서는 쌍봉낙타, 고온다습한 인도네시아 자와 섬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물소, 그리고 지금은 사라졌으나 제주도의 전통농사 방법에 이용된 말. 이들은 가축을 고기나 젖보다 노동력으로 이용하려는 인간의 두 번째 욕망이 만든 결과물이다. 인간은 항상 자연이 주는 한계를 넘어서며 삶을 일궈왔고, 이것은 묵묵히 인간의 일을 도와주는 가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인간의 삶의 무게를 함께 지고 가는 가축을 인간이 어떻게 길들이고 운송수단으로 이용해왔는지 알아보고, 특히 지금은 사라진 제주도의 전통농사 방법인 [말 밭 볼리기(밭 밟기)]를 재연해본다. 아울러 가축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세계각지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류에게 가축이란 어떤 존재이며, 인류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4. [다큐영화] 아주 오래된 동행

긴 동행의 여정!

유목은 가축을 기르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다르하드의 유목민 또한 험난한 산을 넘어 다니며 이동한다. 몽골 북부 다르하드 계곡에서 생활하다 가을이 오면 험난한 바얀산맥을 넘어 홉스굴 호수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하고, 봄이 되면 다시 봄 목초지로 이동하는 여정은 갑작스러운 폭설과 매서운 눈보라에 가축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결국, 이들은 살아가기 위해 걷는 길에서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이토록 고생하면서까지 험난한 산을 넘어야 하는 이유는 하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인 가축에게 먹일 풀을 얻기 위해서이다. 삶의 근원이자 살아가는 이유인 가축을 위해 그들은 수천 년 전 그들의 조상들이 그랬듯 매 순간 긴장을 놓지 않고 고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고 사는 다르하드 유목민 척더의 가족과 그들의 가축이 떠나는 긴 여정을 통해 인간과 가축의 바람직한 관계를 조망해보고, 다르하드 유목민이 가축과 함께 걸어온 역사와 생활상을 살펴본다.